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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내남자 이야기

고마워. 당신

by 벗 님 2013. 10. 19.

 

 

 

 

 

 

넋이 나갔을까?

바로 앞에서 버스가 떠나는 것을..

사람들이 우루루 타는 것을 지켜보면서..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이틀 전..시댁 큰아버님 첫제사라 내남자 먼저 시골로 올라가고..

오늘은 또 시아버님 세 번째 제사라..

새벽 첫차를 타려고 엄마의 배웅을 받으며 새벽 일찌감치 나섰는데..

에휴~

 

 

하는 수 없이 내남자가 대구까지 마중 나오기로 하고..

대구행 버스에 오른다.

대구에서 만난 내남자..

시골 가는 길에 있는 제2 석굴암에 들르자고 한다.

 

십수 년을 오가며 내가 애들과 함께 들러보자 해도..

별루 볼 것도 없다며 그냥 쌔앵 지나치기만 했던 곳..

웬일로 먼저 가보자 한다.

 

나..콧바람이라도 쐬어주려는 마음일까..

 

 

 

 

 

 

 

 

 

 

 

 

 

 

군위 삼존석굴(제2석굴암)

 

 

 

 

 

 

 

 

가을볕이 참 따사롭다.

차창을 스치는 풍경은 가을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부처님 전에 삼배를 올린다.

울아빠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간 큰 다람쥐 한 마리..

내가 곁에 다가가도 쌀알을 먹느라 여념이 없다.

 

 

 

 

 

 

 

 

 

 

 

 

 

 

 

이 또한 어리섞은 중생들의 간절한 바램일 것이다.

마음 다하여 빌고 비는 소망일 것이다.

 

바닥에 떨궈진 동전들을 주워 조심스레 바위 틈에 올려둔다.

누군가의 떨궈진 소망을 다시 조심스레..

 

 

 

 

 

 

 

 

1519

 

♬~~

 

천 번이고 다시 태어난대도
그런 사람 또 없을 테죠


슬픈 내 삶을 따뜻하게 해준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이번 아빠의 장례를 치루며..

 

장례식장에서부터 아빠 산소자리며 비석이며 장례경비며..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준 내남자..

 

입술이 부르트도록 맏사위 노릇 톡톡히 해준 내남자..

 

 

고마웠다..

 

 

 

 

 

 

 

 

 

 

 

 

잘 해줘야지..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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