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이 나갔을까?
바로 앞에서 버스가 떠나는 것을..
사람들이 우루루 타는 것을 지켜보면서..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이틀 전..시댁 큰아버님 첫제사라 내남자 먼저 시골로 올라가고..
오늘은 또 시아버님 세 번째 제사라..
새벽 첫차를 타려고 엄마의 배웅을 받으며 새벽 일찌감치 나섰는데..
에휴~
하는 수 없이 내남자가 대구까지 마중 나오기로 하고..
대구행 버스에 오른다.
대구에서 만난 내남자..
시골 가는 길에 있는 제2 석굴암에 들르자고 한다.
십수 년을 오가며 내가 애들과 함께 들러보자 해도..
별루 볼 것도 없다며 그냥 쌔앵 지나치기만 했던 곳..
웬일로 먼저 가보자 한다.
나..콧바람이라도 쐬어주려는 마음일까..
♥
군위 삼존석굴(제2석굴암)
가을볕이 참 따사롭다.
차창을 스치는 풍경은 가을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부처님 전에 삼배를 올린다.
울아빠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간 큰 다람쥐 한 마리..
내가 곁에 다가가도 쌀알을 먹느라 여념이 없다.
이 또한 어리섞은 중생들의 간절한 바램일 것이다.
마음 다하여 빌고 비는 소망일 것이다.
바닥에 떨궈진 동전들을 주워 조심스레 바위 틈에 올려둔다.
누군가의 떨궈진 소망을 다시 조심스레..
♬~~
천 번이고 다시 태어난대도
그런 사람 또 없을 테죠
슬픈 내 삶을 따뜻하게 해준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이번 아빠의 장례를 치루며..
장례식장에서부터 아빠 산소자리며 비석이며 장례경비며..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준 내남자..
입술이 부르트도록 맏사위 노릇 톡톡히 해준 내남자..
고마웠다..
잘 해줘야지..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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