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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여행 이야기

필리핀 바기오1-핑크 하우스

by 벗 님 2009. 1. 19.

 

 

 

 

이 곳은 우리 우나랑 쏭이가 홈스테이를 하는 핑크하우스..

희진이네 집이다.

몬테시릴로 게이트 세븐 미스터 김의 핑크하우스..

아이들에게 제일 먼저 이 주소를 외우게 했다

 

 

 

 

 

 

 

클락공항에 도착하니..

2년 전 보다 더 젊어진.. 희진이 아빠가 기다리고 계셨다.

 

망고나무 가로수 길을 따라 바기오까지 4시간여를 달렸나 보다.

새벽 4시경에 도착했는데..

새벽잠을 깨우고 희진엄마랑 보옛과 제로나가 반겨준다.

 

동화 속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한 이쁜 집..핑크 하우스..

 

 

 

 

 

 

 

자는 둥 마는 둥..맞이하는 이국에서의 첫 아침..

"아,하늘 좀 봐. 어쩜 우리나라 가을 하늘을 꼭 닮았네."

 

해발 2000미터나 되는 고산지대라..

일 년 내내..우리나라 가을을 닮은 날씨..하늘..바람..저 구름..

희진 엄마랑 동네 한 바퀴 산책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들 안전을 걱정하니..

가드 7명이 교대로 항상 출입구를 지키고 있으니 염려 놓으랜다.

 

벌써 저만치서 홈스테이 할 선생님들이 올라오고 계신다.

첫날이라 레벨 테스트만 할거란다. 짧은 영어로 간단한 인사만 나누고..

 

목에 리본이 묶인 작고 앙상한 고양이를 만났는데..

내 발아래 발랑 누워 재롱을 피운다.

"그 참..꼭 강아지처럼 그러네."

이리 애교있는 고양이는 첨 본다.

 

이층에서 베르라는 남자가 인사를 한다.

전직 가수출신의 건축가라 한다.

 

세차를 하는 여자를 만났는데..훗~ 희진 엄마..

처음에 와서 이 여자가 부르면서 인사를 하길래..

못들은 척 하고 막 집으로 줄행랑쳤다고 한다.  

 

풋~그 놈의 영어 울렁증..

2년이 되어가지만 잘 극복되진 않는다고 ..

 

 

 

 

 

   

 

우리 우나랑 쏭이가 머무르게 될 이층 방..

우리 아이들이 지낼 곳이라 생각 하니 정겹지 않은 것이 없다.

 

저 창문조차 하나의 의미가 된다.

 

 

 

 

 

 

 

둘이 잘 지내겠지..

까칠한 우나가 쏭이 울릴까봐..자꾸 걱정하니..

남편은 엄마 없으면 오히려 동생 잘 챙길테니 걱정말란다.

 

우나에게..

엄마 아빠가 없을 땐 네가 부모 대신이니 쏭이 잘 챙겨야 한다.

네가 엄마 대신이다..를 몇 번 강조한다.

 

저녁식사 시간에 피곤했는지

낮잠에 곯아 떨어진 쏭이가 일어나질 못한다.

우나가..쏭이 저녁 챙겨놓았느냐는 한 마디 말을 한다.

아..나는 그 말조차 감동스럽다.

조금 맘이 놓인다.

 

 

 

 

 

 

 

핑크하우스의 안주인인 희진엄마랑 집안일 도와주는 보옛..

제로나는 심부름 가서 찍지 못했다.

 

나랑 동갑내기인 이 여자..볼수록 귀엽다.

한국에 있을 땐..

반찬도 전문집에서 사다 먹던 공주과였는데..

이젠 김치도 잘 담근다고 한다.

보니..꼼꼼하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살림도 음식도 잘 한다.

 

 

 

 

 

 

 

이웃집 베르를 초대해 놓고..갑자기 일어나 노래 한 곡 하겠다며..

젓가락 두드리며 동숙의 노래를 부르다 흥에 겨웠는지..일어나 춤까지 추던..

하하..웃겨 죽는 줄 알았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희진 엄마의 돌발행동이 넘넘 사랑스러웠다.

 

그러나 새벽녘에 둘이 나눈 깊은 이야기 속엔..

아픔과 번민이 있던..

누구나 아픔 하나..아린 눈물방울 하나쯤 감추고 살아가나 보다.

 

 

 

 

 


 

마당에서 빨래 널고 있는 제로나..

아이들 빨래는 매일매일 빨아서 정리해준다고 한다.

 

보옛과 제로나..

스무살..스무세살..고모와 조카 사이..

대학 1년을 다니다 돈 벌려고 남의집 살이를 한다는데..

필리핀에는 보옛과 제로나 같이 가족의 생계나 학비를 벌기위해

이렇게 남의 집살이를 하면서 돈을 버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새벽 다섯시 반에 일어나 하루 종일 집안일 하고 아이들 뒤치닥거리 해도..

겨우 칠팔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고 한다.

그나마도 자신을 위해서는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고대로 집으로 송금한다고 하니..

ONLY FAMMILLY.. onLY FAMMILLY

자기 자신보다 오로지 가족을 위해서 살아간다는 관념이 아주 강하다고 한다.

 

 

 

 

 

 

 

독감에 걸려  열이 심한 보옛..

자기 몸 아끼지 않고 정말 열심히 일하는 보옛..

 

희진엄마 말에 의하면

조카인 제로나 몫까지 지가 다 할려고 해서 병이 났다고 한다.

자꾸 일하려고 하기에 방에서 꼼짝 못하게 하고 죽이랑 약을 먹였더니..

내 손을 잡고 '땡큐 맘..땡큐 맘..' 하며 울먹인다.

어쩌면 딸 같은 아이들 ..짜안하다.

 

 

 

-  2009.1.18 벗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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