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가족 이야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벗 님
2014. 11. 27. 18:00
나 홀로..친정에 다녀가는 길이면..
엄마 아빠는 여천천을 산책처럼 걸어서
시외버스터미널까지 나를 배웅하셨다.
그리고 내가 버스에 오르면 저기 저 자리에 나란히 앉아..
내가 탄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셨다.
오늘은 엄마가 홀로 나를 배웅하신다.
버스가 태화강변을 지나간다.
저 대나무십리길이 공원으로 조성되던 초창기에..
아빠는 우리 모두를 데리고 저곳에 가셨다.
그날 찍은 사진들 속엔..
어리고 꼬물꼬물한 손주들과 함께 찍은
젊고 건강하신 아빠의 모습이 어제인듯 담겨있는데..
눈이 퉁퉁 부었다.
울어서 그런 건 아니다.
어제 오늘..피곤했던가 보다.
멀미도 나고 5시간 여의 버스여행도 이젠 지친다.
전엔 그저 여행처럼 가비얍게 다녀가곤 했는데..
그래도 마음은 친구들의 온기로 따스하다.
단체카톡방에 친구들의 인사가 카톡거린다.
가면 간다고 인사라도 하고 가지..그냥 갔다고..
애정어린 원망의 메세지들..
"니들 만나고 돌아가는 길이 참 좋다. 예전하곤 또 느낌이 달라."
지우랑 나랑 동시에..
"나이 들어서 그런가 봐..'
"찌찌뽕~~~"
무척 피곤했지만 행복만땅이였던 1박 2일..
♡
광우아버님..
이승에서의 고단했던 삶의 무게 내려두시고
먼길 평안히 가시옵길..
아픔도 슬픔도 없는 그곳에서 내내 평안하시옵길..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