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개망초 하이킹
휴일의 하루..
우나는 주말알바..쏭이는 학원..
우리 둘이는 무얼 할까..하다가
간만에 자전거 하이킹을 하기로 한다.
딸들 채비해서 보내고 집안 정리하고 나니..
이미 조금은 늦은 아침시간..
내남잔 그리 내키지 않는 눈치지만..
늘 널부러져 있던 내가..
오늘은 왠지 생기가 돌아
무어라도 해보고 시픈 의지가 울끈불끈..
하오의 뙤약볕과 정면승부를 해야겠지만..
내남자 재촉해서 자전거 패달을 밟는다.
♥
가장 만만한 한강변으로 나왔다.
내남자 자전거바퀴에 바람 넣으시는 동안..
나는 먼저 출발..
어디가 어딘지..
여전히 서울지리엔 맹탕인 나..
한강변의 다리이름도 그 순서도 도무지 모르겠다.
성수대교?였던가?
여튼 몇 개의 한강변 다리를 지나..
예전에 내남자랑 잠시 쉬었던 그 자리에 자전거를 세우고..
내남자를 기다리기로 한다.
그늘진 벤치에 앉아
내 앞을 쌩쌩 스치듯 지나가는 자전거 탄 사람들을 바라본다.
생동감이 느껴진다.
집안에만 틍어박혀 있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이 생생함..
온몸에서 삶을 향한 소름같은 에너지가 돋는 듯 하다.
그냥 쉬었던 자리에서 반환점을 그리고 귀환하기로 한다.
강변엔 하얀 개망초가 지천이다.
때마침 개망초가 가장 눈부실 즈음..
행운이라면 행운..
아까 오는 길에 봐 두었던 개망초 아름답던 길가..
내남자 저 앞으로 먼저 보내우고..
나는 자전거를 멈춰 재빨리 풍경을 담는다.
승질 급한 내남자..
어디냐..왜 안오냐..채근하기 전에..
하얀개망초 시:벗님 곡, 노래-zzirr (http://blog.daum.net/zziirr/8070080)
아까 스치듯 지나며 보아둔 이곳이 너무 예뻐 자전거를 멈춘다.
빨간 벤치 뒤로 하얀 개망초 눈부시게 흩어져 바람에 한들거린다.
아니나 다를까..폰이 울린다.
왜 빨리 안오느냐..는 내남자의 전화..
결국 두 어 컷만 얼른 담고는 급하게 자리를 뜬다.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 뻔히 알면서 좀 느긋이 기다려주면 안 되나..
부부로 그 숱한 세월을 살아도 퍼즐처럼 딱딱 맞아떨어지긴 힘든 일..
그냥 그러려니..맞춰 주며..맞춰 가며..살아가는 게지..
조만간 나 혼자 다시 한강변으로 나와야지..
느긋하게 마음이 가는 곳마다 쉬어가며..
예쁜 풍경도 담고 시픈 만큼 담고..
그렇게 여유로이..
강변에 하얀 개망초 사무치게 핀 어느 하루의 하이킹..
- 벗 님 -
넘 잘자라 나라전체 없는곳이 없다하여...
금수강산 망친다하여 개망초라 하더군요^^
한강변 벗 님 따라 라이딩 잘 했어요^^
남편님이 아직 젊으셔서 그런거에요...
아마 좀 있느면 힘 빠지고...그때는 재촉하지도 않을거에요...ㅎㅎ
더운 날씨의 라이딩...
참 멋진 벗님이십니다...^^*
돌아오는 길엔 행주산성에서 국수까지 먹어야하는데...
라이너들에겐 꼭 들려먹는 행주산성 국수집.^^*
- sellad (세래드)
- 2015.07.02 09: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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