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가족 이야기

울 아빠 무덤가에 핀 꽃,꽃,꽃

벗 님 2015. 4. 9. 00:00

 

 

 

 

 

 

1249

 

 

 

 

 

울아빠 무덤가에 봄꽃들이 피었다.

 

생전의 울아빠 환한 눈웃음 같은 꽃들이..

 

 

 

 

 

 

♥ 진달래

 

 

 

 

 

 

 

 

 

 

 

 

 

 

 

울 아빠 산소 올라가는 산 초입에 진달래꽃 한 무리가 피어있다.

작년에 피었던 그 자리에..

작년보단 더 고운 빛깔로 어김없이 피어난 진달래..

새벽에 내린 비로 함초롬히 젖어 더욱 애잔한 진달래..

 

진달래꽃 너머 저 아래 동네 파란 지붕집들..

거기가 내가 태어나고 다섯 살까지 살던 고향마을이다.

 

내 고향 뒷산의 진달래꽃이라 더욱 어여쁜 꽃..

 

 

 

 

 

 

♥ 할미꽃

 

 

 

 

 

 

 

 

 

 

 

 

 

 

 

몇 해를 아빠산소를 오르내리며..

산 초입에 할미꽃이 피어있는 줄은 몰랐다.

 

큰댁 새언니가 할미꽃이 있다며..

위치를 막대기로 표시해두고 가르쳐 준 후에야..

그 곳에 할미꽃이 숨은 듯 신비롭게 피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길가 바로 옆인데도 참 눈에 뜨이지 않는 할미꽃..

 

할미꽃은 그렇게 자기를 지키려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숨은 듯이 하얀 솜털로 제 몸을 하얗게 덮고..

 

 

 

 

 

 

♥ 동백꽃

 

 

 

 

 

 

 

첫해에 아빠산소 바로 곁에 동백나무 두 그루를 심었었다.

 

키가 참 안 자라는 동백나무..

몇 해째 그냥 머물러있는 듯하지만..

 

그래도 제 몫의 붉은 꽃을 피웠다.

대견하게도..

 

 

 

 

 

 

♥ 제비꽃

 

 

 

 

 

 

 

 

 

 

 

 

 

 

 

 

세상 없이 착하시던 울 맏엄마 무덤가에는 ..

참 예쁜 풀꽃들이 옹기종기 마니도 피어난다.

지금은 제비꽃이 꽃잔디처럼 피어나고 있다.

 

큰집 규태오빠가 심었다는 매화나무에선 바람 불 때마다..

하얀 매화꽃잎이 하얗게 흩날리우고..

그 향기 온산에 그윽하다.

 

 

 

 

 

♥ 매화

 

 

 

 

 

 

 

 

 

 

 

 

 

 

 

 

 

작년에 아빠산소 옆자리에 매화나무 세 그루인가?

심었다.

비쩍 마른 나무막대기 같은 매화나무에..

꽃이 피었다.

 

달랑 두 송이..

그러나 처음 꽃을 피운 그 매화나무가

너무 대견하고 예쁘다.

 

 

 

 

 

 

 

 

 

 

 

 

 

 

 

 

 

 

 

 

 

 

 

 

 

 

 

 

아빠산소 온 후로..

한시도 가만 계시질 않으시는 울 엄마..

 

소나무 둥치아래의 거름같은 흙더미를 퍼와서..

100포기나 되는 철쭉 심은 자리마다..

일일이 거름으로 덮어두신다.

올해는 비도 촉촉 뿌려 땅도 폭신하게 젖어 있고..

울 엄마가 거름도 주었으니..

작년처럼 고사하는 철쭉은 없을 것 같다.

 

 

아빠 무덤가의 풀 한 포기 마저도 지극정성으로 다루시는 울 엄마..

울 엄마의 그 마음을 우리 딸들이 백분지 일이나 알까..

헤아릴까..

 

 

내년 봄엔..

울 아빠 무덤가엔 진달래며 할미꽃이며 매화며 동백이며 철쭉이며..

더욱 풍성하고 화사하게 피어나겠지..

 

 

 

 

살아..

 

울 아빤 어떤 꽃을 좋아하셨을까..

 

내 기억엔 없다.

 

다만 난초와 수석을 취미로 하셨던 울 아빠..

 

그곳에서 행복하셨음..평안하셨음..

 

 

 

 

 

 

 

 

 

 

 

 

- 벗 님 -

 

 

진달래꽃을
저리도 가까이 모아
사진으로 남기는 그 마음은
어떻게 생겼을까? ^^*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고은씨의 詩가 생각났습니다.^^*

.

어쩜..

짧지만 참 와닿는 시이네요..^^


그냥 마음이 끌리는 것은..다 사진으루..ㅎ~
어머니 마음이 어떠하셨을까요...

잘 다녀오셨습니다^^

그 마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요?

자주자주..정말 살아계신 듯..

자주 찾아뵙고시픈데..ㅠㅠ



우리 어릴적...
산소길엔...
활미꽃이 유난히 도 많았지요.....

부모님 .......
벗님의 애듯한 마음.....
저 역시
아버지는 제가 중학교 입학을 앞 둔 전날 하늘로 ....

전 어려서 할미꽃을 참 귀하게 만났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할미꽃 보면..참 신비스런 느낌이 들어요.^^


그런 슬픈 일이..
어쩌면 가장 예민하고 여렸을 나이에..

한경님도 어머님께서도..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동산의 봄꽃들
그리고 꽃차
봄날 아버지의 그리움이 잔잔해요.

가슴이 아려오긴 하지만..울아빠..

그래도 그곳에서 평안하실 거란 생각이 들어요.

꽃 좋아하실겁니다.
남자들도 꽃을 좋아합니다.
다만 좋아하는 표현을 과하게 하지 않을뿐...

후훗~

물론 남자분들도 꽃을 좋아하실테지요..

예쁘니까요..ㅎ~
예전에 울산에서 난하시는분들과 조우해서 산행한적도 있었는데~~~
내년에는 아버님 꽃밭에서 노닐겠다.

후훗~~

친구네..아버님 산소에 잔디는 잘 자랐니?

우리 할머니 무덤가에도 할미꽃이 피었었죠
지금 생각하면 참 우습네요
그때는 풀이라고 뽑아버렸는데...
수수하면서 다소곳이
예쁜 꽃이었는데 말이지요

참 이상하게도 할미꽃은 무덤가 근처에 마니 피는 것 같아요.

할미꽃은 참 예뻐요..신비스럽기도 하고요.

담엔 뽑지 마셔요.^^*